초등 아이가 받아쓰기로 공부하는 방법 배우기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니 유치원과는 다르게 공부를 많이 하고 간간히 시험을 보기도 한다. 그중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있는데… 아들 녀석은 도무지 받아쓰기 공부에 관심이 없다. 10 문장을 시험을 보면 1, 2점이 평균이다. 잘하면 3점. 과연 받아쓰기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
이 방법을 사용하고 아이는 45분 이상 집중해서 의자에 앉아 받아쓰기를 공부했다. 공부가 끝나고 받아쓰기 시험을 두려워했던 아들은 빨리 화요일이 돼서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싶어 했다. 자신감이 생겼다. 시험에서 1~2점을 받던 아이가 바뀐 방법으로 공부 후, 다음 시험에서 5점을 받았다. (첫 번째는 7점이었다.)
어떤 방법이 아이가 받아쓰기에 자신감을 생기게 했을까? 이번에 아이와 함께 받아쓰기 연습을 하면서 알게 된 내용을 공유하겠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아쉽게도 간단한 방법은 아니다. 미리 빌드업을 해둬야 한다. 그렇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아이를 관찰하고, 새로운 공부법에 아이의 자연스러운 동의를 얻게 된다.

경험으로만 성장한다.

당연히 간접 경험도 경험이 되고 성장할 수 있다. 그걸 깨달은 아이라면 책을 읽을 것이고 책을 많이 읽는다면 받아쓰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내 아들은 아직 책 읽기도 힘들어해서 내가 읽어 준다. 내가 아니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당연히 받아쓰기도 잘하지 못한다.
아이에게 직접 경험을 줘야 행동을 한다. 행동을 해야 느낄 수 있다.

받아쓰기 구성

받아 쓰기는 띄어쓰기, 맞춤법, 문장부호가 전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문장을 듣고 그걸 띄어쓰기 (어절) 단위로 기억을 해서 받아 쓰는 행위 자체가 어렵다.

아이 책상

아이 머리엔 책상이 하나씩 있다. 큰 책상을 갖고 있는 아이도 있고, 작은 책상을 갖고 있는 아이가 있다.
받아쓰기를 하게 되면 어절이 적혀 있는 A4 용지가 책상에 늘어놓게 된다. 한 단어로 되어 있다면 A4 종이가 한 장이 된다.
‘나는 학교에 갔다.’는 3개의 어절로 되어 있다. 아이의 책상엔 3장의 A4 지를 펼쳐져 있다. 만약 아이의 머릿속 책상이 A4 3장을 늘어놓기에 작다면 3개의 어절을 받아쓰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아이는 문장을 놓을 큰 책상이 필요하다.

읽기 연습부터

책상을 넓히는 데는 읽기 연습이 좋다. 아이는 처음에 음절 단위로 한 글자씩 읽는다. 책상에 초성, 중성, 종성 종이를 놓기에도 벅차다. 읽기 연습을 통해 음절이 익숙해지면 어절 단위로 읽기를 연습하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읽는 모습도 자연스럽고 (힘들어 하지만) 아이도 스스로 재미는 느끼기 시작한다. 이 과정이 아이의 책상을 넓히는 과정이다. 자연스럽게 몇 개의 어절을 한 책상에 늘어놓을 수 있는 크기가 된다.

공부 방식은 아이가 원하는 데로

받아쓰기는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을 잘하기 위한 방법도 설명한다. 설명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아이가 그 이유는 납득하고 부모가 권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할 생각이 없다.
아이가 하고 싶은 방법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둔다. 일단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게 정하도록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방법이 잘 안 되면 엄마, 아빠가 이야기한 방법으로 해보자.”라고 미리 약속을 해둔다. 만약 아이의 공부법이 잘 작동되지 않았을 때, 아이가 부모가 제시한 방법을 받아들이기 쉽다.
참고로 나는 공부 방법을 권할 때, 기본적인 내용 외에 추가로 문장 당 2회 이상 쓰도록 권했다. 이건 나중에 조삼모사 방법으로 사용할 때 유용했다.

맞다. 준비할게 많다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순순히 따라오게 하기에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부모가 평소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아이의 의견도 들어줘야 한다. 또 미리 빌드업을 해두는 치밀함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검색을 해서 이 글을 읽을 정도의 부모라면 내가 말한 내용이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무엇 보다 아이가 받아들이는 과정이 내 생각보다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공부 방법과 과정

빌드업이 안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공부 방법을 선택한다면 아래의 방법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공부 방법

큰 아이는 일주일에 2번 받아쓰기 공부를 한다. 공부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테스트를 하고 틀린 것을 2번 쓰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테스트 없이 전체를 두 번 쓰기를 한다.
아내가 아쉬워하는 부분은 테스트를 하고 틀린 것을 쓸 때, 베껴 쓰다기만 하는 것이다. 답지를 보고 공책에 보고 그리는 것이다. 테스트 없이 전체를 쓰는 경우도 CTRL+C CTRL+V 한다. 공부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글씨 공부가 되는 것 같지도 않다.)

공부 방법 합의

합의가 제일 중요하다. 이건 어른들이 하는 계약과 비슷하다. 보험 같은 금융 상품 계약서를 쓸 때 스스로 사인을 해야 한다. 아무리 딜러가 뭐라고 이야기 해도 계약서를 쓰는 행위는 나의 몫이다. 타인에 의해 작성한 계약서는 효력이 없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방법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강매는 주의해야 한다.
테스트는 반드시 한다. 계약서에는 ‘선택’과 ‘필수’항목이 있다. 테스트는 필수 사항이다. 테스트를 통해 학습이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아니고 테스트

우리 아이는 테스트를 싫어했다. 시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험을 보는 것도 싫어하고 틀리는 것도 싫어한다.
시험이라는 말 대신 테스트라는 단어로 시험과는 구별한다. 더불어 시험보다 가볍다는 느낌으로 설명을 더 한다.

공부 목표 설정

공부의 목표는 무엇일까? 받아쓰기를 잘해서 점수가 올라가는 것인가? 아니다. 다음에도 받아쓰기 공부를 해야 할 때 공부를 할 수 있는 용기를 스스로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과거 받아쓰기 분석

띄어쓰기? 받침 글자? 마침표? 글자 빼먹기? 틀리는 유형을 찾아보자.
우리 아이 경우엔 띄어쓰기가 잘 안 되었다. 띄어쓰기를 신경 쓰면 성과가 좋을 것 같았다.
아이가 가장 많이 틀린 부분이나 고치기 가장 쉬운 부분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준다. 이때 설명은 학습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설명해 줬는데 아이가 왜 이해를 못 하는지 난감해하지 말자. 지금 설명하는 이유는 앞으로 공부할 때 신경을 쓰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모의 목표와 아이의 목표를 확인한다. 물론 아이에게 부모의 목표를 말할 필요는 없다. 공부 중간에 방향을 잃지 않도록 가끔 슬쩍 이야기해 주면 좋다.

공부 시작

보고 쓰기

바로 보고 쓰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도 작은 테스트가 필요하다.

  1. 먼저 문장 읽기
    2번을 읽는다. 읽는 횟수는 제한이 없다. 책상에 문장(단어)을 펼쳐 놓는 시간이다. 충분히 펼쳐 놓을 시간을 준다.
    처음엔 아이가 편하게 읽게 둔다. 읽는 것이 조금 익숙해지면 어절 단위로 읽어 보길 권한다. 싫어하면 강제로 시키지 않는다. 너의 방법으로 해보고 잘 안되면 엄마(아빠)가 알려준 방법으로 해 보자라고 가볍게 말해 둔다. 맞다. 빌드업이다.
  2. 안 보고 읽은 데로 들리는 대로 일단 쓴다
    읽어 줄 테니 들리는 대로 써보라고 지도한다. 이건 테스트도 아니라고 이야기해 준다. 어떻게 들리는지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고 어절을 쓰면 바로 확인하고 고쳐 쓰자고 이야기해 준다.
  3. 정답과 대조
    이것이 핵심이다. 알고 있는 데로 먼저 쓰고 바르게 고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게 된다. 잘못 알고 있는 것도 고쳐 알게 된다.
    빠른 피드백으로 재미를 주는데도 효과가 있다. 맞춘 것은 칭찬해 준다.
    틀렸을 땐 “아이고 이건 틀렸네” 이런 반응은 하지 않는데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은 주지 않는다. 틀린 부분만 바로 잡아 알려준다. 최대한 경쾌하게 알려주고 빠르게 넘어간다.
    만약 아이가 속상해한다면 새로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다음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경려해 준다.
  4. 틀린 부분 고쳐 쓰기
    지우개로 지우고 고쳐 쓴다. 한 글자씩 보고 쓰는 것이 아니다. 어절 단위로 보고 쓴다. 틀리면 다시 정답지를 보고 어절 단위로 다시 수정해서 쓴다.
    받아쓰기가 10 문장이라면 20~30분 정도 소요된다.

테스트

위에서 한번 언급했지만,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아이에게 다시 한번 학교에서 보는 시험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해 준다.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테스트 전에 휴식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럼 긴장을 풀 수 있도록 간식을 조금만 주거나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바닥에 누워 쉴 수 있도록 휴식 시간을 준다. 대략 5분 정도 주고 아이 컨디션을 보면서 조절하면 된다.

목표 다시 이야기하기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예전 시험에서 많이 틀린 내용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연습 중간에도 어려워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정답지를 보면서 이야기한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테스트는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가 맞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을 성실히 하고 있는 아이를 칭찬해 주고 테스트 결과와 상관없이 연습한 것을 칭찬을 한다.
이때, 전 아이가 물어보지 않는다면 공부한 시간을 알려주진 않는다. 아이가 공부 시간을 알면 스스로 많이 했다는 생각에 샴페인을 터뜨리는 자세로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테스트에 대한 질문들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것에 대비하는 것이 있지만, 선생님이 문장을 몇 번 불러 주시는지, 속도는 어떤지 알 수는 없다. 아이한테 물어봐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시험 본 내용을 보고 순서를 무작위로 불러주신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디테일까지 확인하며 테스트를 할 순 없다. 어디까지나 아이가 받아쓰기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 그래서 다음 날 (며칠 후 일지라도) 부담감을 줄이고 받아쓰기 연습을 받아들이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문제 읽기는 요령
  1. 띄어쓰기 분명히
  2. 쓰는 순서에 맞게 앞뒤 말은 약한 목소리로
  3. 아이가 다 쓸 때까지 시간은 충분히
    테스트를 마시면 5~10분 정도 소요 된다.

틀린 문장 다시 쓰기

일단 칭찬 먼저

채점을 하기 전에 아이의 노력을 칭찬합니다. 결과보다는 너의 노력이 더 중요하고 멋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테스트 내용 분석

틀린 내용에 규칙이 있는지 확인한다. 내 아이는 ‘ㅐ’ 모음을 ‘ㅔ’로 썼다. 연습할 때 ‘내일’을 ‘네일’이라고 썼는데, 이걸 바로 알려주니 그동안 잘 맞았던 ‘ㅔ’를 전부 ‘ㅐ’로 썼다. ‘ㅐ’와 ‘ㅔ’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었다며 이번에도 역시 기뻐했다. 아이와 틀린 것을 확인하며 다음 과제는 무엇을 중심으로 공부할지 이야기한다. 다음 목표도 생겼다.

이번 공부 목표는 꽤 학습되었다. 하지만 잘했던 것들이 틀려 점수는 생각보다는 높지 않았다. 그것까지 다 맞았다면 1~2점에서 8~9점으로 엄청난 점수를 받았겠지만 맞췄던 것들이 틀리면서 5~7점이 됐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진 말자. 공부한 내용이 잘 맞췄다는 것을 강조하고 틀린 것에 대한 아쉬움 보다 공부한 성과를 테스트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을 강조해서 칭찬하자.

2번 읽고, 어절 단위 작성. 틀린 문장을 쓸 때도 공부할 때와 같다. 틀린 문장 쓰기는 10분 내외로 마무리된다.


고양감을 한계까지

아주 장한 일을 했다. 길게 공부를 했다면 무려 50분이나 해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 50분 동안 집중해서 받아쓰기를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가. 지금까지 그렇게 해낸 적이 있던가? 놀이를 하거나 창작 활동을 할 땐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일이 있지만 공부로 45분을 앉아 집중해서 공부하는 일은 없었다.
열심히 공부한 아들에 대한 소감을 썼지만 이 상황을 겪은 모든 부모는 이런 감동을 받을 것 같다.

하이파이브를 한다. 항상 즐거운 일, 즐거운 감정 뒤엔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건 아들들과 나의 우리 신호다. 응원하거나 잘했을 때, 멋진 모습을 보였을 때, 동생을 챙기거나, 스스로 어떤 일이든 했을 때, 사랑스러울 때. 모든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할 때 사용한다.

노력을 자랑스러워하며 꼭 안아준다.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꼭 안아준다.
간식을 준다. 엄청난 일을 해냈고, 당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고생 끝에 오는 달달함을 느끼는 경험이 되게 해 준다. 당을 먹으며 실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이제 시작이다

공부가 끝나고 아들은 자신감에 어깨가 올라가 있다. 지금 당장 시험을 보자며 까불기도 한다. “이제 받아쓰기가 재미있어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신나 있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 날 닮았다. 특별한 노력 없이 공부를 잘 할일은 없다. 하지만 이런 가이드로 계속 공부하면 자기 효능감이 분명 올라갈 것이다. 자기가 잘한다고 느끼게 되면 스스로의 노력으로 잘하게 되면 계속 도전하게 되어있다. 부모는 마중물만 만들어주면 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 다시 공부를 하면 그 포부는 집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맞다. 공부 시간이 긴 것이 단점이다. 아이가 놀라울 정도로 긴 시간 동안 공부를 했지만 사실 그 시간은 의외의 시간인 것이다. 한번쯤 경험을 할 수 있지만 계속되긴 힘들다. 공부 시간을 줄이려는 목표를 가지고 줄이고 쉬는 시간도 충분히 갖고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해서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길 바란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맞게 공부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궁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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